신용회복경험담

2025.07.31 17:40

무너졌던 삶,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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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 (약 15%)

병원 행정실에서 근무한 지 벌써 8년째입니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쁜 업무 속에서도 중학생 딸아이와의 소소한 일상이 제게는 큰 위안이었죠.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게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묵묵히 버티며 살아왔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하나 끓여주면 세상이 다 내 것 같았어요. 물론 생활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큰 욕심 없이 아껴 쓰면 어찌어찌 살 수 있었죠. 그땐 몰랐습니다. 작은 호기심이 얼마나 큰 나락으로 이끌지.




 

전개 (약 25%)

처음엔 단순한 재미였어요. 동료가 알려준 스포츠 도박 앱을 우연히 접한 게 시작이었죠. 야구 좋아하던 터라 소액으로 몇 번 베팅해봤는데, 운 좋게 몇 만 원씩 이기니까 괜히 짜릿하더라고요. 그러다 ‘조금만 더’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 순간부터 신용카드 현금서비스까지 쓰며 도박에 빠져들었습니다. 이후엔 온라인 카지노까지 손대게 됐고,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어요.

처음 1,000만 원이 3,000만 원이 되고, 5,000만 원을 넘기던 그 시점엔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결국 대부업체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리기 시작했고, 저축은행 대출도 받았죠. 이자에 이자가 붙어 2년 8개월 만에 총 채무는 6,500만 원을 넘겼습니다. 도박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고, 현실도피만 했던 것 같아요.




 

위기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딸아이의 한마디였습니다. “엄마, 요즘 왜 이렇게 무서워?” 그날따라 카드값 독촉 전화가 집으로 왔고, 아이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어요. 너무 미안하고 창피했습니다. 그날 밤, 이불 속에서 인터넷을 뒤지며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바로 신청하진 못했습니다. ‘정말 이게 마지막 방법일까?’ 한 달, 두 달을 고민했어요. 주변에 털어놓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친한 동료 한 명이 진심으로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늦기 전에 너 자신을 지켜야 해”라고 말해줬죠. 그 말이 큰 용기를 줬습니다. 첫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땐 손이 덜덜 떨렸어요. 창피하고 부끄러워 고개도 들 수 없었지만, 상담사는 조용히 제 말을 듣고 천천히 설명해줬어요. 그 순간 처음으로 ‘나도 다시 살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해결 (약 25%)

상담을 시작으로 서류 준비부터 법원 인가까지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처음엔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진행하다 보니 생각보다 절차가 명확했어요. 제출한 서류에는 수입, 지출 내역은 물론, 채무 발생 경위도 상세히 적어야 했습니다. 솔직히 너무 부끄러웠지만, 더는 숨길 것도 없었죠.

변제계획은 3년간 매달 43만 원씩 상환하는 조건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생활비에서 빠듯하게 조정한 금액이었지만, 그마저도 버거울 때가 있었어요. 딸아이 학원비를 줄이고, 휴대폰 요금제도 바꿨습니다. 그래도 ‘이 돈은 내 과거의 실수를 갚는 대가’라고 생각하며 버텼어요.

법원에 출석했던 날도 기억에 남습니다. 판사님 앞에서 제 잘못을 이야기하고, 앞으로는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그날 이후 제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결말 (약 15%)

현재는 변제 1년 차입니다. 한 번도 밀리지 않고 성실히 상환 중입니다. 여전히 넉넉하진 않지만, 채무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요. 무엇보다 도박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상담을 통해 중독 상담도 함께 병행하며 심리적인 회복도 시작했어요.

요즘은 퇴근 후 딸아이와 산책하며 미래 이야기를 자주 나눕니다.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언젠가는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도 생겼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과거의 실수로 무너져버린 삶을 붙잡고 있는 분이 있다면 말하고 싶어요. 정말 늦은 건 없습니다.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도움을 청하세요. 저도 그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으니까요. 부끄러운 과거가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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