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하지만 다시 일어서고 있어요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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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 평범했던 나의 사회 초년생 시절
26살, 저는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신입 사무직 직원이었습니다. 중소기업 인사팀에 입사해 매일 출근길마다 두근거렸고, 처음 받는 월급에 부모님 저녁도 사드리고 친구들과 소소한 여행도 다녔어요. 비록 월급은 넉넉지 않았지만,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첫걸음이었기에 뿌듯함이 컸죠.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시작한 제 사회생활이, 단 1년 반 만에 큰 빚더미로 이어질 줄은요.

전개: 사기와 보이스피싱, 인생을 송두리째 흔든 1년 반
처음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본 '고수익 재테크' 글이었어요. '소액 투자로 한 달에 15% 수익 보장'이라는 말에 혹했죠. 지인 소개처럼 보였고, 실제로 2~3번은 원금과 이자가 들어와 믿음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대출을 받아 점점 더 큰 금액을 넣었고, 결국 사기라는 걸 알았을 땐 이미 5,000만 원이 넘는 돈이 사라진 뒤였습니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보이스피싱 전화가 왔어요. "당신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말에 당황해 개인 정보를 넘기고 말았죠. 그로 인해 추가로 대출이 발생하고, 어느 순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를 통해 총 9,200만 원의 빚이 생겼어요. 매달 이자만 70~80만 원이 빠져나갔고, 월급으론 감당이 되지 않았어요. 매일 울면서 출근했고, 점심시간엔 화장실에서 조용히 숨죽여 우는 날도 많았죠.

위기: 무너지기 직전, 마지막 선택이 된 '개인회생'
결정적으로 저를 무너뜨린 건 연체로 인한 협박 전화였어요. “집 찾아간다”, “가족에게 알리겠다”는 말들이 이어지자 너무 무서워졌고,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인터넷으로 '채무 조정'을 검색하던 중 '개인회생'을 알게 되었죠.
상담 전까지도 정말 많이 망설였어요. "내가 회생까지 해야 하나? 너무 창피한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어요. 하지만 주변에 솔직하게 털어놓자, 언니가 조용히 말해줬어요. "잘못된 건 네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야. 지금부터 바로잡으면 돼." 그 말에 용기를 냈고, 첫 상담 때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그땐 말 그대로 ‘살려주세요’ 하는 심정이었죠.

해결: 긴 터널을 지나며, 드디어 회생 인가 결정
상담부터 법원의 인가 결정까지는 약 5개월 정도 걸렸어요. 그 사이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았고, 수입 증빙도 해야 했기에 회사 몰래 준비하는 게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월 28만 원씩 3년간 갚는 변제계획이 확정되었을 때, 처음으로 마음이 조금 놓였어요. 최소한 매달 100만 원 넘게 나가던 이자 폭탄은 막을 수 있었으니까요.
법원 출석 날은 아직도 생생해요. 굳은 얼굴의 사람들 사이에 저도 앉아 있었고, 판사님 앞에서 제가 겪은 일들을 말해야 했죠. 다행히 진심이 통한 걸까요, 예상보다 수월하게 인가를 받았고, 그날 집에 돌아와 처음으로 깊이 잠들 수 있었습니다.

결말: 다시 웃기 시작한 내 인생, 그리고 전하고 싶은 말
지금은 변제 1년 차예요. 아직 쉽진 않지만, 생활비를 미리 계획하고 불필요한 소비는 철저히 줄였어요. 무엇보다, 제 자신을 다시 미워하지 않게 되었어요. 저는 실패한 게 아니라, 잘못된 세상을 잠깐 잘못 믿었을 뿐이었으니까요.
요즘엔 퇴근 후 작은 취미도 다시 시작했어요. 그림 그리는 게 즐거워져, 언젠간 그 재능을 살려 작지만 따뜻한 그림책을 내는 게 꿈이 되었어요. 그 꿈을 위해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어요.
혹시 지금, 채무 때문에 좌절하고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어요.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요. 그리고 개인회생은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기회’라고요. 저도 그렇게 믿고 한 걸음씩 걸어가는 중이니까요.

